'마르틴, 첫번째 기회를 잡아야 해. 항상 첫 기회를 잡아야 한다. 두번째 기회란건 결코 없어.'
'살아남아라, 마르틴. 우리 모두를 위해 살아남아.'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두께도 두께 나름이지만 책장 하나하나 내용이 너무 무거워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만일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유를 빼앗기고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태도로 살아갈것인가.
주인공 마르틴 그레이는 강인하다.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났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가족들과 게토에 수용된다.
(하지만 그는 밖으로 통하는 길을 찾아내어, 식량이 떨어져가는 게토에 음식을 들여와 돈을 벌었다.)
아버지를 도와 독일군에 저항 활동도 하였지만 결국 가족과 함께 유대인 수용소에 끌려간다.
그가 전하는 수용소의 모습은 참혹했다.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구덩이에 버리는 장면에서는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
그러나 어머니와 형제들이 죽고, (일가친척 백 여명을 잃었다고 한다.)
고된 노동과 정신적인 고통으로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살해갈때도 그는 기회를 노렸다.
결국 탈출의 기회를 잡은 그는 군용 트럭 밑에 매달려 가장 참혹한 수용소 구역을 탈출하고,
그 후, 수용소에 끌려온 유대인들이 벗어놓은 옷을 실어가는 화물기차에 몸을 숨겨 탈출에 성공한다.
이후 그는 시골을 떠돌며 게릴라 활동을 하면서 바르샤바에 살아남은 아버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아버지를 도와 게토 내에서 독일군에 대한 저항운동을 벌이지만,
어느 날 독일군에 의해 눈앞에서 아버지마저 잃게 된다.
그 후 게토를 빠져나와 저항단체에서 계속 게릴라 활동을 하다가
독일이 패전하고 소련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자 곧 환멸을 느끼고 외할머니가 살고 있는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이때가 겨우 나이 스무살.)
미국에서도 그는 결코 쉬지 않았다.
(좋게말하면 강한 의지고 나쁘게 말하면.. 독하다.)
영어한마디 하지 못했지만 여기 저기 일하며 기회를 보다가 골동품의 수입에 눈을 떴다.
그는 종전후의 유럽을 왕복하며 무역으로 큰 돈을 벌게되고,
사랑하는 여인과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 정착하여 네 아이를 얻는다.
그러나,
악운이 다시 한번 그를 덮쳐와 산불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두 잃는다.
하지만 그는 자살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를 지탱해준 강한 의지로 슬픔을 딛고 이겨내어
아내가 생전에 그에게 권유했던대로 수용소의 경험을 책으로 써냈다.
그리고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며 지내고 있다.
그는 우리의 생명은 돌과 같은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삶속에서 우리는 힘을 찾아내고 그럼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운명에 순응하고 수용소에 끌려가 목숨을 잃는 유대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의지를 갖고 내 삶을 스스로 컨트롤 하는 마르틴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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